[확실히 탈영이라던지 하극상이라던지로 인터넷이 조금 시끄럽긴 합니다.]
전 1포병여단에서 근무 했습니다.
부대는 중간정도의 레벨? 사령부와 그리 멀지 않아서 새로 무슨 규정이 생기거나 바꾸어야 하는 것이 생기면 초 스피드로 바뀌면서 아래쪽에는 지시하면서 감시하고 보고하는.
정말 부대장의 입장에서는 짜증날 법한 위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군생활 하면서 가장 이해 되지 않던것은 첫째로 선임병을 향한 총기나 폭팔물사고를 일으키는 것 이었습니다.
음
저뿐만 아니라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상식 이상으로 행동하는 선임은 어딜가나 있는 법이고, 그 밑에서는 정말 괴롭고 힘들긴 합니다.
그 선임이 정말 나를 싫어해서 그럴 수도 있고, 그냥 개념이 탈출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 해도 그것이 그 선임의 목숨을 앗아야 하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 하지는 않습니다.
정말로 힘들고 괴로울땐 정식으로 건의 및 신고를 하는 제도는 마련 되어있고, 사유가 정당하다면 절대 뭐라 하지 않습니다.
후임들이 마음의 편지나 소원수리에 선임욕을 할때 개념 없다는 소리를 듣는 이유는, 가만히 보면 그 사유들에는 군대=사회 라고 생각하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사회와 군대의 다른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가 '위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계에는 나름 룰이 있어서 그 룰대로만 행하면 자신의 의사를 '허용된 범위'에서 표현 할 수가 있죠.
간단히 예를 들어 볼까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룰을 알고 싶으시면 클릭 해주세요.
여길 누르시면 접힙니다 :D
선임에게 구타, 또는 갈굼을 당했습니다. 보통은 이럴때 나중에 선임이 조용히 따로 불러서 구타를 한 이유나 갈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해 줍니다. 보통 이정도만 해도 후임된 입장에서는 충분히 마음이 편해집니다.
문제는 정말 강아지같은 것들은 존내 이유없이 ㅈㄹ 한다는건데, 무서워하지 말고 직접 선임에게 가서 당당하게 이야기 합니다. 다만 건방지면 안됩니다.
사건이 일어난뒤 좀 오랜뒤 [보통 개인정비 시간(일과 후)나 다음날 점심시간 정도다. 정 바쁘면 휴일도 좋다. 어쨌든 선임의 화가 가라않고 잊을만 할때 이야기를 꺼내라.]
'XXX병장님. 죄송합니다. 이야기좀 하고싶은데 시간좀 괜찮으십니까'
요렇게 시작해서. 담배라도 한개피 건네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담배 안피면 커피나 PX를 가도 좋습니다.
그리고
'다름이 아니라, 사실은 아까 XXX해서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치만 맞고난 뒤에 좀 서운했었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절대 내가 잘못한거 아무리 생각해도 없어도 시작은 저렇게 해야 한다.]
[정말 100% 전적으로 선임 잘못이라해도 저렇게 시작 안하면 말대답이니 하극상이니 꼬 또투리 잡힌다.]
요러면 보통은
'아 그랬냐. 미안하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니가 이러이러 해서 이렇게 했다. 다음부터는 생각하고 행동해라'
[여기서 리스닝 포인트는 선임은 보통 사과하지 않기 때문에 선임에게 사과를 받겠다고 마음먹고 들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아 그러셨습니까.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어. 그래 어쨌든 너무 심했다면 미안하다
요렇게 보통은 끝난다.
근데 정말 ㄱㅅㄲ들이 있다.
일단 이야기부터 안들으려는 놈들도 있고, 이야기를 들어도 '야이 ㄱㅆ 뭐 이런 건방진 ㅅㄲ가 다있 삐~~~(이하 생략)'
이건 직접적으로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안통한다.
이럴땐 분대장에게 말합니다-_-.
보통 분대장에게 말하면 그 사유가 분대장의 시각에서 불공정 하다고 여겨지면 간부에게 보고를 한뒤, 분대장 선에서 조치를 취합니다.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되면 조치를 먼저 취한 뒤, 간부에게 보고하거나 하죠.
그런데 가끔 분대장도 ㅂㅅ 같은거 될때 있습니다. 요럴땐 잘못 걸리면 분대장한테도 찍히죠. 갈굼이 4배가 됩니다.[원래 갈궜던놈 1, 분대장 1, 부대에 소문나서 2]
그러면 직접 간부에게 갑니다. 행정보급관이건 소대장이건 자신과 제일 가까운 위치의 간부에게 갑니다.
[이때 간부의 짬이 분대장 보다 낮으면 곤란 합니다-ㅅ-...조또 모르거든요..-ㅅ-오히려 역효과]
여기서부터는 지금까지와의 일어나는 결과가 틀립니다.
병사끼리는 그냥 구두적인것으로 끝나고 기록에 남아도 분대장 수첩이나 부대일지에 간략하게 한줄정도로 기록되고 말지만, 이제부터는 각오를 하고 덤벼야 합니다.[덤빈다는 말은 보고한다는 뜻이다]
보통 간부에게 피해자로부터 직접 이야기가 들어가면, 그 뒤엔 그 간부보다 높은 사람은 왠만하면 다 알게됩니다.
해결책을 서로 논의하거나 보고하는 과정에서 순식간에 해당 부대의 거의 전 간부가 알게 되는 것이죠.
피해자, 피의자 다 불려오고, 분대장부터 목격자까지 전부 조사대상이 됩니다.
부대장에게 보고됨은 물론
조금 호들갑 떨면 사고사례로 내년에 'XX사령부 주요 사고사례 일지'같은거에 실리게 되죠.
다만 문제 해결은 가장 빠른데,
피의자의 질이 나쁘다고 판단 되면 피의자의 부대를 다른데로 옮겨버리고,
피해자가 해당 부대에서 버티기 힘들다고 하면 피해자를 다른부대로 옮겨줍니다.
[보통 피해자가 옮기면, 힘들어하고 부적응하기는 똑같다]
하지만, 역시나 사유가 정당하면 욕은 덜먹습니다만..
다만 후에 자신이 똑같은 짓 하면 똑같이 신고 당할거란건 염두 해둬야 합니다. <-이건 절대적인 인과응보다.
필자가 군대에 있으면서 느꼈던건
'선임에게 복수한 만큼 반드시 자신이 선임이 되면 당한다. 라는 것이데,
100%입니다.
예외는 본적이 없습니다.
필자는 이것을 종교로 여겨도 될 만큼 군대에서는 필연적인 인과응보라고 생각 합니다.
[이유를 설명하려면 길다. 워낙 여러가지가 복합적인 것이라서]
다만 여기서 주의 해야 할 것은 '허용된 범위 내'에서 라는 겁니다.
간단히 예를 들면
'부대내에 담배 자판기를 설치 해 주셨으면 합니다' [<-해당 내용은 직접 필자가 복무중에 들었던 마음의 편지 내용이다]
.........
요즘 한참 군대 내에서는 금연정책에 따라 여러가지 방법이 시행되고 있는 추세다.
그중에 대표적인 예가 보급담배를 없애는 것인데...
....
...
저기..혹시 정말 될거라고 생각하고 쓰신건가요...
라고 묻고싶어지지 않으신가요 :D
둘째로는 탈영입니다.
필자는 정신교육을 제대로 받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탈영에 대한 생각은 해봤어도 시도하고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죠.
이유인 즉슨
탈영을 하는 사람은 하나인데, 피해를 보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일단 간부들은 난리납니다.
온통 비상 걸리고, 보고하고 전화하고, 주소록 뒤지고
간부들만 바쁠까요? 병사들은 더 바쁘죠.
[도망갔던 병사와 가장 친했던 병사가 제일 바쁠거겁니다. 생각하면 불쌍하지 않나요? 내가 도망감으로써 나랑 가장 친했던 사람이 가장 피해를 보게된다는게?]
애 하나 도망가면 부대 하나 이상이 발칵 뒤집히는 겁니다.
부대 근처 헌병대부터 해당 병사의 고향에 있는 헌병대까지.
도망가면서 바랬던건 나를 갈군놈이 좆되길 바라는거겠지만, 결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냥 대놓고 민폐 제대로 끼치게 되는거죠.
바라는 결과와도 달라지고, 본인도 좆됩니다-_-.<-요게 포인트
세번째는 자살인데,
....
...
말할 가치도 없습니다.
'남'이 나보고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말했다고 '나' 스스로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어떻합니까.
이건 군대 이전에 그 사람의 문제입니다.
[실제로 군대 내에서 자살하려던애 기껏 살려놨더니 전역하고 죽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론요?
마음만 잘 먹으면
자살이건, 도망이건, 총질이건 안해도 충분히 군대에서 경험 잘 하고 나올 수 있단 겁니다.
P.S
뭐..saells님 글에 리플을 보면
군대를 갔다오는게 쓸모 있냐 없냐가 말이 많고
뭐 민주주의가 어쩌고 강제착취가 어쩌고 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문제고 [개인적으로는 시간은 낭비 했지만, 그만큼 얻은게 있었습니다]
민주주의 뭐시기 운운 하고 싶으시면 일단 통일부터 시켜주세요.
대한민국은 분명 '휴전중' 입니다.
[아직 종전이 아니란 말입니다. 내일 당장 선전포고 없이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나라에서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 게임을 열었다는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 생각 합니다]
그렇게 안 좋은 곳은 맞죠......^^;;
답글삭제사회의 가장 안 좋은 부분만 종합된 곳이니까
실재로 어떤 회사가 그렇게 까라만 까야하고 경직되어 있는지 저는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으니까요..^^;
시간낭비-라는건 자기 문제고, 짬되면 여유가 생기는게 군대니 말이지.. =ㅅ=
답글삭제이등별들은 그저 묵념. 갈수록 군대가 개념이 증발한다는건 맞긴 맞아.
증발만 하면 다행인데, 군대를 기숙사로 바꾸려고 발악하지(먼산)
내가 보기엔 군대는 짬되면 천국이지(....)
시간 아까우면 자기개발을 하면 되는데, 그걸 못하는 사람 탓을 해야지 군대 탓을 하는건 솔직히 언벨런스.
그나마 군대는 마지막으로 '사람 정을 느끼는' 보루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동시에 사회경험도 하고있고.
어떻게 보면 강도가 강렬하고 기간이 긴 수련원 생활.
사회는 자유를 주지만, 동시에 감정을 잘라내기 쉽기도 한지라, 사회에서 적응을 영 하기가 힘드네.. -_-
사람들이 분명 곁에 있는데도 사람내음은 느껴지지 않고, 온기도 느껴지지 않고, 뭔가 휑해.
어쨌든, 병이 있으면 그냥 병으로 무한병가라도 도전해볼것이지 튀어서 사람들 힘겹게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