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5일 수요일

간만에 물었다. -군대 떡밥

포스팅 할 거리가 없어서 떡밥을 찾던 중, 이글루스에서 saells님의 군대가 그렇게까지 안 좋은 곳인가? 라는 포스팅을 보고 써봅니다.
[확실히 탈영이라던지 하극상이라던지로 인터넷이 조금 시끄럽긴 합니다.]


전 1포병여단에서 근무 했습니다.
부대는 중간정도의 레벨? 사령부와 그리 멀지 않아서 새로 무슨 규정이 생기거나 바꾸어야 하는 것이 생기면 초 스피드로 바뀌면서 아래쪽에는 지시하면서 감시하고 보고하는.
정말 부대장의 입장에서는 짜증날 법한 위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군생활 하면서 가장 이해 되지 않던것은 첫째로 선임병을 향한 총기나 폭팔물사고를 일으키는 것 이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상식 이상으로 행동하는 선임은 어딜가나 있는 법이고, 그 밑에서는 정말 괴롭고 힘들긴 합니다.

그 선임이 정말 나를 싫어해서 그럴 수도 있고, 그냥 개념이 탈출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 해도 그것이 그 선임의 목숨을 앗아야 하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 하지는 않습니다.
정말로 힘들고 괴로울땐 정식으로 건의 및 신고를 하는 제도는 마련 되어있고, 사유가 정당하다면 절대 뭐라 하지 않습니다.
후임들이 마음의 편지나 소원수리에 선임욕을 할때 개념 없다는 소리를 듣는 이유는, 가만히 보면 그 사유들에는 군대=사회 라고 생각하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사회와 군대의 다른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가 '위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계에는 나름 룰이 있어서 그 룰대로만 행하면 자신의 의사를 '허용된 범위'에서 표현 할 수가 있죠.




간단히 예를 들어 볼까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룰을 알고 싶으시면 클릭 해주세요.









다만 여기서 주의 해야 할 것은 '허용된 범위 내'에서 라는 겁니다.

간단히 예를 들면
'부대내에 담배 자판기를 설치 해 주셨으면 합니다' [<-해당 내용은 직접 필자가 복무중에 들었던 마음의 편지 내용이다]

.........
요즘 한참 군대 내에서는 금연정책에 따라 여러가지 방법이 시행되고 있는 추세다.
그중에 대표적인 예가 보급담배를 없애는 것인데...

....
...
저기..혹시 정말 될거라고 생각하고 쓰신건가요...

라고 묻고싶어지지 않으신가요 :D






둘째로는 탈영입니다.
필자는 정신교육을 제대로 받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탈영에 대한 생각은 해봤어도 시도하고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죠.

이유인 즉슨
탈영을 하는 사람은 하나인데, 피해를 보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일단 간부들은 난리납니다.
온통 비상 걸리고, 보고하고 전화하고, 주소록 뒤지고
간부들만 바쁠까요? 병사들은 더 바쁘죠.
[도망갔던 병사와 가장 친했던 병사가 제일 바쁠거겁니다. 생각하면 불쌍하지 않나요? 내가 도망감으로써 나랑 가장 친했던 사람이 가장 피해를 보게된다는게?]

애 하나 도망가면 부대 하나 이상이 발칵 뒤집히는 겁니다.
부대 근처 헌병대부터 해당 병사의 고향에 있는 헌병대까지.

도망가면서 바랬던건 나를 갈군놈이 좆되길 바라는거겠지만, 결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냥 대놓고 민폐 제대로 끼치게 되는거죠.
바라는 결과와도 달라지고, 본인도 좆됩니다-_-.<-요게 포인트



세번째는 자살인데,

....
...
말할 가치도 없습니다.

'남'이 나보고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말했다고 '나' 스스로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어떻합니까.
이건 군대 이전에 그 사람의 문제입니다.
[실제로 군대 내에서 자살하려던애 기껏 살려놨더니 전역하고 죽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론요?

마음만 잘 먹으면
자살이건, 도망이건, 총질이건 안해도 충분히 군대에서 경험 잘 하고 나올 수 있단 겁니다.






P.S
뭐..saells님 글에 리플을 보면
군대를 갔다오는게 쓸모 있냐 없냐가 말이 많고
뭐 민주주의가 어쩌고 강제착취가 어쩌고 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문제고 [개인적으로는 시간은 낭비 했지만, 그만큼 얻은게 있었습니다]
민주주의 뭐시기 운운 하고 싶으시면 일단 통일부터 시켜주세요.
대한민국은 분명 '휴전중' 입니다.
[아직 종전이 아니란 말입니다. 내일 당장 선전포고 없이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나라에서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 게임을 열었다는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 생각 합니다]

댓글 2개:

  1. 그렇게 안 좋은 곳은 맞죠......^^;;
    사회의 가장 안 좋은 부분만 종합된 곳이니까

    실재로 어떤 회사가 그렇게 까라만 까야하고 경직되어 있는지 저는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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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시간낭비-라는건 자기 문제고, 짬되면 여유가 생기는게 군대니 말이지.. =ㅅ=
    이등별들은 그저 묵념. 갈수록 군대가 개념이 증발한다는건 맞긴 맞아.
    증발만 하면 다행인데, 군대를 기숙사로 바꾸려고 발악하지(먼산)

    내가 보기엔 군대는 짬되면 천국이지(....)
    시간 아까우면 자기개발을 하면 되는데, 그걸 못하는 사람 탓을 해야지 군대 탓을 하는건 솔직히 언벨런스.

    그나마 군대는 마지막으로 '사람 정을 느끼는' 보루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동시에 사회경험도 하고있고.
    어떻게 보면 강도가 강렬하고 기간이 긴 수련원 생활.

    사회는 자유를 주지만, 동시에 감정을 잘라내기 쉽기도 한지라, 사회에서 적응을 영 하기가 힘드네.. -_-
    사람들이 분명 곁에 있는데도 사람내음은 느껴지지 않고, 온기도 느껴지지 않고, 뭔가 휑해.

    어쨌든, 병이 있으면 그냥 병으로 무한병가라도 도전해볼것이지 튀어서 사람들 힘겹게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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