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1일 토요일

한국의 DC인사이드가 되지 않는다.

엮인글 : 無隣庵 : DC 패멸은 무슨일이 있어도 때려 막아야 한다!!


우연히 블로그에 쓸 짤방이 필요해서 디씨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접속이 되지 않아!?

네이버에 찾아보았다.

-김유식 사장 불구속 입건-
...

...

뭐!?
내용인 즉슨 70억원 횡령이란다.


그리고 위에 링크를 건 블로그를 발견했다.


사장이 잡혀가고, 사이트가 문을 닫았다.
닫은건지 잠시 휴점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사장이 잡혀간걸로 봐서는 잠시 중단된거 같지는 않다.


디씨와 같은 큰 커뮤니티의 집합체는 여느 거대집단과 같이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또 그런 거대 집단의 역기능은 100%역기능도 아니고
순기능이라고 해서 100% 순기능도 아니다.

다시말해 하나의 거대한 사회가 되어있단 소리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DC라는 거대커뮤가 차지하고있던 위치가 컸다.
[사실 이 글을 쓴 필자도 거대 병렬형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고 싶어하고 있다.]

간단한 예로, 필자는 DC에 -달이차오른다-라는 gif영상파일이 돌아다니기 전까지는 장기하가 누군지도 몰랐다.
하지만 누군가가 EBS의 영상을 캡쳐해서 올렸고, DC에서는 순식간에 장기하를 모르는 사람이 없어졌고, 웹상의 스타가 되었다.
결국 인디밴드로서 순식간에 엄청난 인기를 받게되었다.


또 다른 사례를 볼까
필자는 웃대도 가지 않고 DC도 거의 이용하지 않지만, 웹서핑을 하다보면 '짤방'을 심심치 않게 본다.
요것이 상당히 웃긴데, 웹상에 돌아다니는 짤방을 탐독하다보면 개그프로그램이 필요가 없어진다.
유머에 대한 생산자적 입장인 것이다.


또 보자.
DC에는 엄청나게 많은 커뮤니티가 '겔'이라는 이름으로 오글오글 모여있다.
정말 별게 다있다.
연예인마다 겔러리가 따로 있음은 물론이고, 드라마, 아나운서, 기상캐스터, 심지어는 곤충까지 없는 겔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굉장히 접근성이 좋고 기동성이 좋은 커뮤니티가 왕창 모여있는 격이다.

한국인은 소위 '끼리끼리논다'라는게 무진장 강하다.
신입생 환영회를 해도 선배들이 하는 말은 '너네들은 끼리끼리 놀지말고 한데 뭉쳐 놀아라'
군대에 가도 끼리끼리 놀고있어서 소위 말하는 '줄'이 생긴다.
그 뿐인가. 100명도 안되는 소모임 하나 만들어도 결국 끼리끼리 찢어져서 놀고있다.
사례를 제시하자면 끝도 없을것이다.

DC는 그 성질을 완벽하게 적용한 최초이자 최고로 효율적인 커뮤니티였다.
'겔'은 그 수명이 다하면 자동적으로 사라졌다. [드라마가 끝나면 드라마 겔이 없어진다거나]
새로운 '겔'이 필요하면 생겨났고
겔들끼리 모이는것도 자유롭고, 헤어지는것도 자유로웠다.
공동체끼리 뭉쳐서 다른겔을 공격하기도 했고, 다른겔끼리 친목을 쌓기도 했다.
게다가 익명성을 바탕으로 답답함의 해방구가 되기도 했다
[물론 그 익명성이 사람 여럿 망친적도 많긴 하다]


사실 필자는 이런것을 이용해 DC의 순기능을 최대화 하고 역기능을 최소화 하는 익명을 기본으로 하는 효율적인 사이트를 만들고자 했으나 해외로 잠시 나가게 되어서 계획을 미루고 말았다;
[게다가 나라법이 개판이라 익명의 거대커뮤니티를 만들었다간 남산에 끌려갈지로 모르고..]



당장 DC가 망하고 없어진다고 해서 큰일이 일어나는건 아니다.
게다가 누군가 또 다른 커뮤니티를 만들어 운영 할 수도 있는것이다.

다만 걱정인것은
제발 커뮤니티가 운영자들의 돈줄이 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이 말을 하기위해서이다.
커뮤니티는 친목의 장이자 소통의 장이다.

물론 사람이 많이 모이는곳에 광고가 들어가고 수입이 생기는건 어쩔수 없는 경우가 될때가 많다.
[그리고 서버비 내려면 광고를 받기는 받아야 한다.]

하지만 '커뮤니티'는 그 목적이 '돈'에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운영자는 돈을 위한 운영을 해서는 아니된다.
필자가 만들려고 했던 커뮤니티가 그런것 이다.
거대커뮤니티를 만들고 수입이 생기면 그 수입을 모두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환원하는 시스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서버비를 내고, 이벤트를 하고, 정모비를 지원해도 남는 돈은 사람들 모아서 자원봉사를 하러 갈 수도 있고, 기부를 해도 된다.
거대커뮤니티 이름으로 기부를 하면 커뮤니티 이용자들도 얼마나 기분이 좋겠는가.
돈이 많이 남으면 예술사업에 지원을 해도 되고, 직접 예술가를 양성해도 된다.
커뮤니티 이름으로 학교를 지어도 된다.

얼마나 할 수 있는 일이 많은가?

70억을 횡령하지 않고, 디씨인 모두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거나 장학금을 냈다면 과연 어땠을까?



언젠간 필자는 거대커뮤니티를 만들긴 할것이다.
나름대로 꿈이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 상처받거나, 서로 위로하거나, 행복하거나, 웃음짓고, 싸우고, 화해하며 살아 갈것이다.
그건 사이버건 현실이건 마찬가지다.

부디 이번 일을 계기로, 커뮤니티 관리자들이 도덕적으로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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